최근 업계 동향과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최근 DEVIEW 2016등을 참관하고 다양한 매체도 선행기술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기존에 웹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한 우리가 계속 (비)기술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해보게 되었어요.

올해 가장 크게 접한것은 웹 서비스라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고착화 되어가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보여요. Alexa의 한국 웹서비스 접속 통계를 보면 몇몇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새로 등재된 사이트가 없으며, 최소 5년이상 서비스를 해온 사이트들이 지속적으로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것이 의미하는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즉 웹서비스나 모바일앱 자체가 경쟁력이 아닌, 상품(product)를 위한 원자재(commodity)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초반, 웹서비스가 상품이 었을 때는 그 원자재는 인터넷이였던것 처럼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상품으로써 지속가능하게 성장시킬수 있는 아이템은 무엇인가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는데, 쉽지 않은 질문이긴 합니다만, 쉽게 떠올릴수 있는것은 지능형 시스템입니다. 너무 많이 화자되는 주제라 다루는데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확신을 가질수 있던것은 컴퓨터라는 기계의 원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보편적인 기계(universal machine)라는 특징을 지능형 시스템이 확장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편적인 기계이고, 자신만의 논리체계(샌드박스)속에서 세상의 정보를 시뮬레이션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현재 컴퓨터-driven한 많은 것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컴퓨터가 물건을 운송하는것도 아니고, 사람을 이동시켜주는것도, 사람의 잠재성을 늘려주는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효율적인 물류관리 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량의 화물을 처리할수 있게만들고, 열차의 스케줄을 조절해줍니다. 또한 인터렉티브한 미디어로써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이 정보를 찾고 학습을 할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컴퓨터는 그 자체로 가치를 발휘하는것이 아닌, 기존 세상을 시뮬레이션하여 효율성을 개선하거나(물류, 철도, 비행기 등) 기존 세상의 행위들을 대체합니다(온라인 학습, 쇼핑).

지능형 시스템은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까지 컴퓨터로 하였던 i)효율성의 개선 ii)행위의 대체를 새로운 차원에서 가속화시킬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우리 웹 개발자들도 지능형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2000년대 초반에 왔던 기회를 다시 한번 잡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운다는것은 조금 추상적인 말입니다.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 배우는것도 있고(운전면허나 산업기사), 기계의 핵심 아이디어를 이해하여 기계를 만들고 발전시키기위해 배우는것도 있습니다(기계공학). 저는 운전면허로써의 인공지능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라는것은 우리가 시작하는것이 어려운것이지, 물이 들어와서 잘 시작되는것을 가속화하는것은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를 시작하는것은 역사적으로 프론티어들보다 해당 기술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여 상품(product)가 되는 시기에 응용을 하는것이 더 많았습니다. 이러한 물꼬를 트기위해 우리가 해야하는것은 우리가 파악한 작은 시장에, 그 시장에 있는 고객들을 만족시킬수 있는 조악한 지능형 시스템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인공 지능의 기본은 가정입니다. 가정이 많을수록 쉽다고들 합니다. 영상처리에서 어떤 객체가 자동차인지를 인식하는것보다, 트럭인지 인식하는것이 쉬운것처럼 말입니다. 풍부한 컴퓨터 자원과 오픈소스 기술을 응용하여 수많은 가정에 기반한, 그렇기 때문에 소수의 고객만이라도 만족시킬수 있는, 조악한 시스템을 만드는것이 중요하며, 이렇게 조악한 지능형 시스템을 상품(product)로써의 물꼬를 틀수 있는것은 웹서비스등의 원자재화 통합되어 사용성의 확보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인공지능을 수십년 전공한 교수나 연구원보다 ‘상품’을 더 잘 만들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스페셜리스트는 아니지만, 아니기 때문에 완성된 제품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고 그것이 우리의 원천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말한 전략을 정리하자면, 우리는 응용공학(Application Engineering)분야에 있게 됩니다. 나쁜 포지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최초의 제품이 아닌 최고의 제품을 고른다고 보기 때문입니다.(물론 최초이기때문에 (비)기술적요인으로 최고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존 웹서비스가 주는 가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사람들이 넘어올 만한 가치를 추가적으로 지능형 시스템의 적용으로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 Dec 31, 2016 by hiun